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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탄자니아] 검은바위에 흰점만 박힌 5895m짜리 킬리만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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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탄자니아] 검은바위에 흰점만 박힌 5895m짜리 킬리만자로
  • 미디어몽구(김정환)
  • 승인 2009.03.1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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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살아오면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환경재앙이란 말은 나와는 거리가 멀었고 관심조차 없었다. 기상 재해가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것도 아니고 관광지를 가면 자연의 아름다움은 항상 그곳에서 나를 맞이 했기 때문이다. 지구 곳곳에서 환경 파괴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음을 뉴스를 통해 접하면서 그곳에 살고 있지 않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왔고..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지 하는 생각만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세계 기후변화 현장을 갈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꺼 같아 지원하게 됐고 현지에 직접 가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환경이 변해가고 있음을 사진과 영상으로 많은 분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서였다.

책 표지에서나 보았던 킬리만자로를 직접 본다는 것 자체로 그 설레임은 말할 수 없으리라..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눈이 쌓여 있는 산. 아프리카에 하늘이자 얼굴로 알고 있는 그곳을 직접 간다는건 내 평생 두번 다시 있을 수 없는 기회였다. 현지로 출발하기전 난 기후변화에 따른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 미리 공부하고 가면 교과서적인 글만 쓸꺼 같아 준비없이 직접 가서 보고 그 심각성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긴 비행끝에 킬리만자로공항에 도착했다. 도착한 시간이 밤 늦은 시간이라 킬리민자로를 볼 수 없었다. 5895미터의 킬리만자로는 어떤 모습이고 얼마나 높은 산일까 상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까마귀 울음소리에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씻지도 않고 숙소 복도로 뛰쳐 나가 킬리만자로를 바라봤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킬리만자로의 위용은 대단했다. 원래 킬리만자로는 구름에 가려 잘 안보인다고 하는데 오늘은 운이 좋은거 같다고 했다. 그말이 무섭게 구름이 킬리만자로를 덮기 시작했다.

 

 

 


오전 등반 준비를 끝내고 낮에 킬리만자로로 향했다. 가장 먼저 만났던 어린이는 차가족의 한 어린이였는데 노란 물통에 물을 가득 담고 걸어가고 있었다. 자기 몸 조차 가누기 힘들 정도의 물통을 들고 맨발로 가는 뒷 모습이 안스러워 뒤 따라가 초코렛을 주었더니 환하게 웃는다. 세상에 이처럼 순수한 얼굴을 내가 본적이 있었는지...아프리카에서 물 부족으로 인해 식수난이 심각하단 말을 들어 왔었고 그 모습을 직접 목격한 순간이었다.

한 마을 지나칠때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주민들의 생계적인 삶이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달리 생각해 보면 문명을 모르고 자연과 친구삼아 함께 살아왔던 원주민들인데 끊임없는 인간들의 개발 욕심으로 인해 피해는 결국 이분들이 진다는 생각에 왜 아무 죄없는 이들에게 하늘이 벌을 내리는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킬리만자로를 오른지 이틀이 지나서야 킬리만자로 정상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하지만 그 모습은 책에서 봐 왔던 킬리만자로 모습이 아닌 금방이라도 병에 걸려 죽어가는 모습이었다고 말해야 그 모습이 어떤지 상상이 갈 것이다. 과거 눈으로 덮여 있던 만년설의 모습은 사라지고 검은 바위에 흰점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으로 그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정상에 올라 눈이 얼마 녹았는지 보고 싶었지만 킬리만자로는 날 반겨주지 않았다. 등정 마지막날 자정쯤 정상을 향해 출발했는데 심한 눈보라가 몰아쳐 체감 추위가 날 얼릴껏만 같았고 이틀째 계속된 고산증으로 인해 결국 5.100여미터에서 등정을 포기해야만 했다. 죽어도 킬리만자로 등정에 성공하겠다 다짐했던 난 자연의 위대함과 환경 보존의 유지가 얼마 소중한가를 이때 깨달았다(모든걸 종합해 깨달았던...).

 

2020년이 되면 킬리만자로의 남아 있던 눈마져 다 녹는다고 한다. 많은 관광객들이 킬리만자로를 찾는 이유 중 하나가 킬리만자로의 높이보다 열대지역에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모습이 사라진다면..인간의 욕심으로 변해버린 5895미터짜리 검은바위 킬리만자로는 우리곁을 영원히 떠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껏 현실앞에 문제가 닥쳐을때 그 심각성을 알고 뒤 늦은 대비를 해 왔다. 지금 당장 내 앞에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고 해서 자연이 우리에게 준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마음껏 이용한다면 멀지 않아 우리도 큰 재앙이 닥칠꺼라 생각한다.

킬리만자로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사진으로 보며 우리가 후손들에게 어떤걸 물려줘야 할지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우리가 흔히 (책이나 TV를 통해) 봐 왔던 킬리만자로의 모습이다.(킬리만자로 매표소 입구에서 자료사진 촬영)

 

 


등반 3일째 되던날 선명하게 보이는 킬리만자로의 모습.

 

 

 

 

 

 

 


흰점이 박힌 검은 바위로 비유될 만큼 과거 킬리만자로의 모습은 아니었다.

 

 

 


키보산장 (4703m)바라 본 킬리만자로 정상의 모습. 이쪽은 눈이 녹아 사라진지 오래다.

 

 

 

 


검게 보이는 자리가 과거 눈이 쌓여 있던 자리이다.

 

 

 

 


검은 바위 위에 붙어 있는 킬리만자로의 눈인데 2020년까지 다 녹아 없어진다고 한다.

 

 

 

 

 

 

 


우측으로 조그맣게 흰 기둥 두개가 보이는데 눈이 얼마 녹고 있는지 기록하는 장치 이다.

 

 

 


정상에서 찍은 킬리만자로에 붙어있는 눈인데 높이가 7~8미터 정도이다.

 

 

 

 


킬리만자로 정상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스티커를 붙여놓고 낙서를 해서 매년 2~3번 바꾼다고 한다.

 

 

 

 

 

 

 

정상에서 바라 본 사진인데 이 아름다움도 곧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 세계기후변화 취재차 경향신문 이재국차장님과 킬리만자로에 갔을때 썻던 글과 사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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