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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파업동참 MBC 아나운서들 솔직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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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파업동참 MBC 아나운서들 솔직한 생각
  • 미디어몽구
  • 승인 2008.12.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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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인터뷰] 파업동참 MBC 아나운서들의 솔직한 생각

언론 노동자가 '총파업'의 깃발을 들었습니다. 햇수로 9년 만의 일입니다. 파업은 예상치 못한 그러나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이 비상한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미디어비평지와 파워 블로그가 만났습니다. 미디어의 풍경을 전해온 글과 세상을 누비던 카메라가 만납니다. <미디어스>와 <미디어몽구>는 이번 총파업의 생생한 모습과 보도되지 않는 현장의 이면들을 포착하여 전하겠습니다. 언론 총파업에 대해서 누구나 갖을 법한 궁금증에 접근하겠습니다. 열화와 같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언론 총파업의 의미와 목적을 잊지않되 즐겁게 뵙겠습니다.



풀린다던 날은 풀리지 않았다. 어제(27일)도 거리의 바람은 사나웠다. 파업 이틀째를 맞은 ‘조합원’들이 거리에 섰다. 모든 노동자가 하나이던 시절은 분명 지났다. 하지만 모든 파업자들의 모습은 하나다. 절박함, 단호함, 연대, 의리 그리고 모든 것들을 단순화해야 하는 자기암시까지. 그 익숙한 파업자의 모습으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지부 조합원들이 거리에 섰다. 분명 익숙한 풍경은 아니었다.

서현진, 이정민, 차미현, 한준호, 문지애, 오상진, 김정근, 최현정, 나경은, 손정민, 허일후, 박경추, 박혜진 그 모든 아나운서들. 나 그리고 당신이 아는 MBC의 ‘간판’ 전부가 익숙한 스튜디오를 버리고 한 겨울 거리에 ‘떴다’. 손에 유인물을 한 뭉텅이씩 들고.

언론 총파업 이틀째, MBC 조합원들이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대학로, 신촌, 이대, 명동으로 나눠 파업의 의미와 정당성을 알리는 유인물을 뿌렸다. <미디어‘몽구’스>가 거리에 선 MBC의 ‘간판’ 조합원들을 만났다. 한번 더 강조하건대 정말 추웠다.

<미디어‘몽구’스> in 이대―서현진, 차미현, 한준호

차미현, 한준호, 서현진 아나운서는 모두 ‘쌩얼’이었다. 앞서 말했던, 모든 파업자의 모습은 하나라는 수사가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이랄까. 신선했다.

알고 보니, 서현진 아나운서는 ‘이대 나온 여자’였다. 미스코리아 출신, 뉴스보단 예능에 어울린다는 그녀는 유인물을 들고 이대 앞을 걸으니 느낌이 아주 묘하다고 했다. 화려함, 선망 같은 세련된 단어와 어울리던 그녀는 그렇게 삶의 첫 파업을 맞고 있었다. 그녀에게 파업은 익숙한 학교 앞의 낯설었던 찬공기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미디어‘몽구’스> in 신촌―문지애 & 오상진

문지애 아나운서는 김동완과 알렉스의 그녀이다. 오상진은 대한민국 대표 훈남이다. 그 둘을 신촌 사거리에서 만났다. 언론 파업이 왜 강할 수밖에 없는가의 대답이 이날 신촌에 있었다. 아나운서가 연예인이냐는 비판이 한창일 때 문지애, 오상진 아나운서는 그 대표적 사례로 거론됐었다. 그런 그 둘을 거리에서 만났을 때, 왠지 모르게 흐뭇했다. 문지애 아나운서는 또박또박하게 말했다. 조합원으로서 너무 당연한 행동일 뿐이라고. 오상진 아나운서는 명쾌하게 정리했다. (시대가, 날씨가) 많이 춥지만 모두 힘내자고. 더불어 후배들도 힘내라고.

<미디어‘몽구’스> in 명동―이하정, 김정근, 최현정, 나경은, 박혜진

유례를 찾기 힘든 불경기라지만, 명동은 그래도 명동이었다. 사람이 정말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붐비는 지하철역 출구에서 나경은, 김정근 아나운서가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었다. 손에 유인물을 받아 든 연인이 말했다. ‘MBC 파업했잖아’ ‘MB가 언론 완전 장악할라 하니까, 파업도 해야지’ ‘그러니까, 오늘 무한도전 안 하는 거잖아’…. <미디어‘몽구’스> 마음도 그 연인들과 같았다.

이번 언론 총파업 정국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역사적인 클로징 코멘트의 주인공 박혜진 앵커를 만났다. 그녀는 말을 아꼈다. 방송쟁이가 제작을 거부하고 거리에 선 심적 부담과 고단함이 느껴졌다. 앵커와 조합원 사이의 시차를 극복한 그녀의 말투는 느렸지만, 엊그제 클로징처럼 단호했다.

그 모든 아나운서들이 생애 처음으로 전달자가 아닌 당사자로 거리에 섰다. 이번 파업의 결론이 어떻게 나든, 언젠가 이 상황은 끝날 것이다. 하지만 거리에서 물대포를 맞고, 유인물을 받아주는 시민이 있음에 감사하던 기억은 그 모든 아나운서들의 삶에 또렷한 기억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별은 뜨고 또 진다, 반드시. 하지만 어제처럼 가장 빛나는 별들이 한꺼번에 거리에 뜨는 풍경은 정말 흔한 일은 아니다. 차라리 감사해야 하는 것일까, 그 모두를 거리에 세울 기회를 제공한 그 사람에게. 믿기로 했다. 이 파업이 끝난 이후에 다시 스튜디오에서 뉴스를 전할 그들이 전보다는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될 것임을. 그리고 매서운 추위에도 거리에 뜰 수 없는 사람들의 투박한 마음을 조금은 더 존재론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음을. <미디어‘몽구’스>도 어디든 계속 가겠다. 변함없는 관심 부탁드린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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