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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YTN 노종면위원장 구속과 처음 본 기자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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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YTN 노종면위원장 구속과 처음 본 기자들 모습
  • 미디어몽구
  • 승인 2009.03.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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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하면서 기자들에게서 처음 본 풍경

지난 일요일 아침 경찰에 의해 집에서 체포된 YTN 노종면위원장과 현덕수,조승호기자 그리고 임장혁 돌발영상팀장. 이분들이 체포될 당시 느꼈을 심정을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난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과) 사랑하는 아내가 보는 앞에서 경찰이 연행해 갔다는거. (아이들과) 아내가 받았을 충격의 강도는 모두가 느끼리라 생각한다. 경찰에 체포되어 가면서 본인보다는 아내와 (아이들이) 받았을 충격을 더 걱정해야만 했을... 이 네분들의 마음을 생각해 본다면 말이다.

일간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던 네분중 어제 가장 먼저 임장혁 <돌발영상>팀장이 풀려났고, 밤늦게 현덕수,조승호기자도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풀려났지만, 노종면위원장만 '도주우려,증거인멸'사유로 구속이 되었다. 언론인이 구속이 된건 10년만의 일이다. 정확히는 9년 5개월...



▲ 노종면위원장 체포에서 구속까지 과정 영상

250일 넘게 투쟁을 벌이고 있는 YTN 기자들과 앵커 및 사원들. 그 투쟁 현장에 가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분이 계셨다.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이었다. 늘 한결같이... 웃는 얼굴로 먼저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반갑게 맞아 주었던...어쩜 동료들보다 YTN 출입기자들보다 나를 비롯한 시민들을 더 챙겼고, 술자리나 사적인 공간에서조차 동료보다는 시민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던 자상하던 분이셨다.

노조위원장으로서도 본인의 의지와 생각보다는 동료나 선후배의 의견을 더 청취하고 수렴한 후 냉정함을 가지고 이번 사태를 균형있게 잘 대처해 왔던 분이셨던걸로 난 알고 있다.

YTN 상징 프로인 <돌발영상>을 만들었고, 지금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매일 저녁 7시 앵커로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을 노종면위원장. 이름 뒤에 노조위원장이라는 타이틀보다 앵커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시만나길 바라고 또 바랬는데...어젯밤 결국 구속이 되었다. (윗 영상을 보면 체포에서 구속되기 까지 과정을 아실 수 있습니다.)

먼저 풀려난 임장혁 돌발영상팀장은 미안함에 죄스러움에 법원에서 영장실질검사를 받고 난 후 경찰 호소차량에 실려 경찰서로 향하는 세분을 보지 못하고 법원구석 건물에서 눈물만 흘렀다.

후배기자들은 취재를 하면서 "선배님 힘내세요"란 말을 세분에게 계속했다. 년 넘게 현장취재를 하면서 취재만 하던 기자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으며 "힘내세요!"란 말을 해야 하는 안타까운...상황을...동료애를... 난 처음 보았고 느꼈다.

지난 월요일 YTN노조 총파업 출정식과 국경없는기자회에서 남대문 유치장에 갇혀있던 네분을 면회하러 가는 장면을 촬영한 후 점심을 먹고 있는데 한통의 문자가 왔다. 1박2일째 유치장에 갇혀 있던 노종면위원장에게서 온 문자였다. 국경없는기자회 기자와 면담 중 보낸 문자였던거 같다.

남한산성..무능한 지도자가 고립을 자초해 스스로를 가둔 굴욕의 역사를 담은책. 유치장에 갇힌 자신을 돌아보기에 맞춤인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두렵지 아니하며 당당하고 자유스럽습니다. 저를 가둔 저들은 죄스럽고 두려울 것입니다. 내게 허락된 공간은 두평 남짓... 저들이 저를 가둔것이 아니라 제가 저들을 가뒀습니다. 여러분들이 저들을 가뒀습니다. 승리를 확신하며 이만...



▲ 지난 월요일 낮 노종면위원장에게서 온 문자.

노종면위원장이 보내온 문자 내용처럼 (구속되어) 갇힌것도 아니고 두려움도 없을 것이라 믿는다.

<추가> 노종면위원장 옥중 편지 내용

유치장 시간이 밤 11시에 가까워지고 있다.

셋 모두 나갈 수 있을까? ‘나만 남는다면…’ 남들 앞에서 ‘위원장은 당연히 구속이지’하며 허세를 부려봤지만 결정의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혼자’의 무게를 실감한다.

조선배와 덕수는 자고 있을까? 시간을 겪어내는 것이 버거워 눈을 붙여봤지만 생각이 복잡하다.

신경을 온통 유치장 철문 밖으로 향했다. 결정이 나면 철문이 열리고 소식이 들어올 것이다. 눈을 붙이지 못했던 것은 사실 철문쪽 자잘한 소음 때문이었다.

아~, 소식이 들어오는군...

철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리고 그 문으로 조 선배와 덕수가 나갔다. 진수 소리가 그 문으로 들어오고 도현이 목소리도 들어온 듯하다. 둘이 나가고 둘이 들어왔으니 이곳은 여전히 셋인가? 괜찮다. 괜찮다.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두렵지 않다. 두려울 수 없다. 그리고 홀가분하다. 어차피 체포될 때부터 나의 구속은 정해져있었던 것을, 결정 기다린다고 괜히 조바심했다. 저들의 협박에 대서던 그 순간부터 다 정해진 수순이었던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체 해왔던 거다.

며칠 뒤 나의 몸은 구치소로 옮겨질 테지만 나의 마음은 YTN에 남아 저들과 싸울 것이다. 저들은 나를 구속시켰다고 승리감에 안도할까? 우리 조합원들이 그렇게 놔둘리 없다. 언론인들의 연대가, 민주 시민의 연대가 그리 놔둘리 없다. 그래서 끝이 보이는 싸움이며, 저들이 지고 우리가 이기는 싸움이다.

훌륭히 싸우겠지만 한가지만 당부하고 싶다. 조합원들이 나를 지키는 싸움을 하지 말았으면… 뜨거운 분노보다는 차가운 판단으로 대처해줬으면 나는 이미 명예를 얻었으니 인신의 구속에 매여 분노를 촉발시키고 나면 싸움은 어지러워지고 명예는 공허해질 것이 분명하다.

선배들의 도움을 이끌어내는 지혜와 외부의 중재 노력에 힘을 실어주는 유연함만이 저들이 원하는 파국을 피해 종국의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음을 조합원들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조합원들의 뜨거운 동지애와 현명함을 믿으며 연대의 아름다움을 믿는다.

그러하니 나는 이제 마음을 보다 투쟁하는 것으로 양해를 구하고 잠시 심신의 안락을 도모하려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쇠창살에 적응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가 거의 다 되었다.

이제 눈을 붙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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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을 보여준다.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을 한다고 적혀 있다. 아이가 셋이고 앵커까지 했던 내가 도망을 친다? 채증자료 빼곡이 법원에 제출됐는데 증거를 어찌 없앤다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그저 정해진 것이라고만 했다면 나을 것을, 무엇을 찍으란다. 나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봤다는 뜻으로 찍는 것이란다. 찍었다. 그리고 웃었다.

코미디다. 이 코미디에 내 가족이, 내 동지가 운다.

Don't cry for me,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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