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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탄자니아] 빅토리아호수 안 죽음의 섬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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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탄자니아] 빅토리아호수 안 죽음의 섬 동물원
  • 미디어몽구(김정환)
  • 승인 2009.03.22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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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Victoria) 호수 -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호수

다레살람에서 1,km 떨어진 Mwanza지역에 위치한 아프리카 최대의 호수(4,0km)이며,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개국을 거쳐 흐르는 나일강의 근원지이며 아프리카의 젖줄인 빅토리아 호수는 해발 1천백미터에 위치하고 호수의 면적은 남한의 약 2.4배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호수이다. 호수 중심부의 수심은 120m에 이르고 장마가 들고 비가 많이 와도 호수의 수심은 그대로 이다.

 

 

므완자에 위치한 빅토리아 호수. 왠지 빅토리아란 말만 들어도 웅장한 느낌이 들었다. 킬리만자로에서 빅토리아 호수가 있는 므완자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여 거리였다. 선교사님 소개로 한 숙소에 짐을 풀고 근처 섬 안에 있는 동물원을 찾아 가기로 했다. 가기 전 어시장을 잠깐 둘러보고 섬 안으로 들어가는 배를 탔는데 약 20여분이 소요 됐다.

 

 

섬으로 가면서 빅토리아 호수 전경을 보았는데, 이게 바다야 호수야 할 정도로 그 크기에 놀랐고 호수 주변에는외국인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별장과 초호화 유람선들 그리고 맞은편 산 곳곳에 생활 터전을 잡아 살아가는 어민들의 집들을 볼 수 있었다.

 


섬에 도착해 시선을 잠시 머물게 했던건 전 부둣가였다. 전엔 이곳에서 관광객들이 타고 내렸던 부둣가인데 물이 줄어 들면서 지금은 형체만 남아 있고 바로 옆 아랫쪽에 새로 부둣가를 만들었다. 동 아프리카 젖줄인 빅토리아 호수가 물이 줄어들고 있음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진이다.

 

 

 

 

 


윗 사진은 부둣가에서 싸나네 (SAANANE)라는 이름의 동물원이다. 입구와 동물원의 모습인데 섬 섬 전체가 동물원이고 평화롭고 고요할 만큼 조용했다.. 이날 동물원을 찾은 사람들은 우리 취재팀과 함께 고등학생들이 견학을 왔고 다른배에 6명이 이곳을 찾았다.

 

 

 


코스를 따라 동물원을 구경 했지만, "이곳이 동물원 맞아?" 할만큼 동물들은 눈에 띄질 않았다. 길에 보이는 다양한 종류의 도마뱀들과 원숭이 그리고 사슴이나 노루만이 동물원 안에서 살아가고 있었는데, 이 동물들은 인간에게 그다지 큰 위협이 되지 않은 만큼 섬 안에서는 자유로운 몸이었다.

 

 

 

 


동물원 구경을 하고 원두막 같은 곳에서 잠깐 쉬고 있던 중 뒤에서 조용히 나타나 내 발을 잡아 당겼던 원숭이. 깜짝 놀라 소리 질렀던 기억이 난다. 기진맥진하며 동물원을 둘러보고 결국 동물다운 동물을 본건 사자와 하이에나 뿐 이었는데 두 동물의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쇠창살로 갖힌 곳에 숫사자 한마리가 있었는데, 몇 일째 먹이를 못 먹어 삐쩍 마른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강하게 내리 쬐는 강한 햇볕아래서 갈증이 얼마 났을까? 동물원을 안내하는 가이드가 화장실에 가서 물을 떠왔는데 그때서야 축져진 모습으로 일어나 걸어오더니 물을 먹기 위해 쇠창살을 막 핥는 것이다. 쇠창살 때문에 물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물은 바닥으로 흘러 내렸는데 허겁지겁 쇠창살만 핥고 있는거를 보니깐 마음이 너무 아팠다.

 

 

도데체 이곳 동물들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었길래 용맹스러운 모습을 자랑하는 숫사자가 이 지경이 됐을까? 안스럽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나마 위에 나와 있는 사자는 동물원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물이라도 마실 수 있었지만,동물원 한 구석에 갇혀 있는 하이에나는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그 모습이 처참했다. 온몸에 상처 투성과 뒷 다리는 조금씩 썩어가고 있었고 코 주위는 헐어 있었는데도 치료가 전혀 되지 않고 방치되어 있었다 .TV에서 봤던 사나움은 사라지고 양보다 더 순한 모습으로 변해 버린 하이에나..사진에서도 느껴질 정도다.

 

 


사자와 하이에나를 제외한 동물다운 동물은 더 이상 볼 수 없었고 생전에 동물들이 살았던 집터만 곳곳에 있었다. 이미 굶어 죽거나 병들어 죽었다고 한다. 그곳에 계신 선교사님께서 악어도 있었는데 호수로 도망갔다고 까지 말했다.

 

 

 

더욱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던건 동물원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이드가 건네 준 설문조사지였다. 내용을 보니깐 이 동물원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는가? , 동물원의 운명은 어떻게 될꺼 같냐?는 어이없는 질문들이었다. 눈에 동물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 것인지...처음엔 화가나 안해 준다 거절했다가 방문객들은 다 해야 된다기에 마지못해 설문에 응했지만...정말 이곳 동물원은 책에 소개된 내용과는 달리 동물들에게 죽음의 섬으로 불려야 될만큼...방치되어 죽어가고 있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현장을 보기 위해 찾아갔던 빅토리아 호수의 첫 촬영지에서 본 동물원 안의 동물들이 마치 빅토리아 호수의 현실을 잘 말해 주고 있는거 같았다. 평화롭고 고요할 만큼 조용했던 동물원의 모습이 빅토리아 호수의 전체적인 모습이었고 그 동물원 안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병들어 죽어가는 모습이 호수를 생계 삼아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어부들의 미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현지에 있는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아프리카 내 조금만한 동물원들은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많은 동물들이 방치되어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초원 위에서 야생으로 살아가고 있어야 할 동물들이 동물원안에 갇혀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그곳을 빠져 나오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싸나네 동물원을 다녀온지 두달이 다 되어간다. 먹이 없이 물로 끼니를 떼우고 온 몸이 썩어가며 본능을 잃어버린 사자와 하이에나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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