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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수확은 커녕, 죽어가는 청계천 사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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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수확은 커녕, 죽어가는 청계천 사과나무
  • 미디어몽구
  • 승인 2008.09.24 0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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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인 2일자 <뉴시스> 기사 <“충주사과 따며 수확의 기쁨 맛보세요”>에 따르면, 충북 충주시에서는 어제 올해 첫 사과수확 행사를 갖고 사과나무 가로수 95그루에서 조생종 홍로 15kg들이 50상자를 수확했다고 한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행사였으며, 수확된 사과는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에 전달된다고 한다.

<뉴시스> 기사는 이런 소식을 전하면서, 기사 마무리 부분에 이런 이야기를 남겨놨다.

"특히 2005년에는 서울 도심 청계천(신답철교~고산자교) 0.4km구간에 120그루를 심어 충주사과나무 가로수 길을 조성하기도 했다."

언론을 통해 '청계천 명물'로도 소개된 적이 있던 이 '충주사과나무 가로수길'은 '서울시민과 함께 하는 사과나무 꽃길 걷기'나 '문양사과 만들기'와 같은 수확기에 맞춰 개최할 계획도 세워졌던 적이 있었다. 애초에 식재행사도 개최됐던 적이 있었으며, 충주시 관계자도 "서울 도심의 충주 사과길은 서울의 특색있는 명물거리로 자리 매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던 적이 있다.(<뉴시스> 2005년 월 9일자 기사 <충주사과 술 ‘애플트리’ 인기몰이> 참조)

이렇듯 기대감이 남달랐던 '충주사과나무 가로수길'. 참고로, '미디어몽구'는 지난해 9월 1일에 바로 이 신답철교~고산자교 0.4km 구간에 심겨진 120그루의 충주사과나무의 실태를 고발한 '년째 수확 못한 청계천 사과' 를 쓴적이 있다. 2,000여 개의 사과 열매가 열려 봉지를 씌우고 병충해 관리도 하면서 경비와 공익근무요원을 동원해 24시간 감시와 관리를 했음에도, 사과가 채 익기도 전에 시민들이 모두 따서 년째 수확을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 작년에 찍었던 년째 수확 못한 청계천 '사과' 영상

그렇다면 올해는 어땠을까? 어제 오후 청계천 신답철교~고산자교 0.4km 구간 충주 사과나무길을 찾아가 보았다. (위에 쓴 뉴시스 기사가 나올때 현장에 있었다.)

물론, 올해도 작년과 다름 없었다. 죽어가는 나무와 이미 죽은 나무, 무성한 잡풀 속에 충주시에서 어제인 2일에 수확 행사를 가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남아있는 사과가 마찬가지로 거의 없다는 것을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익기도 전에 사과를 다 따간 여전한 시민들의 시민의식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지만, 매년 같은 양상을 보인다는 것에서 '관리' 문제도 다시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과나무의 실태를 둘러본 뒤에는 청계천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서울시시설관리공단 9층 사무실을 찾았다. 청계천관리센터 생태관리부 관계자는, 이와 같은 사과나무의 실태에 대해 "올해 역시 시민들, 특히 노숙자들이 사과를 많이 딴 것 같다"면서, "청계천 관리 전반에 걸쳐 인력에 한계가 있을 수 없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구역 전반을 관리해야 하는 입장에서 '사과나무'를 특히 주목해 관리하기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관리가 잘 안됐고 방치돼 있는 인상을 주는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관리를 했으며 '방치'라고 하기엔 무리"라고 했다. 제초 작업도 연 2회에 걸쳐 한다는 해명과 함께 이번에도 역시 '사과나무'를 특히 집중해서 관리하기엔 현실적인 한계가 있으며, 충주시의 조언대로 관리에 충실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2005년 충주시에서 청계천 복원을 기념해 사과나무를 기증한지 년이 아닌 4년째 되는 해이다. 4년 동안 한번도 수확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시민들의 시민의식과 함께 당국의 관리소홀 문제가 겹쳐졌다고 보는게 옳은 것 같다. 도심 속에서 빨간 사과 열매가 탐스럽게 열리는 그 아름다운 풍경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참고로, 청계천에는 경남 하동군의 매화(마장2교-용답육교 사이 왼쪽 둔치), 백제 별궁 연못 충남 부여군 궁남지의 연꽃(청계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인공섬 주변), 경북 성주군의 야생화(신답철교 바로 아래쪽 진입로 부근), 등의 팔도 명물을 그대로 옮겨와 심어놨다.

[청계천 = 박형준 , 몽구 공동취재] ▶ 박형준 블로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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