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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저는 김복동 할머니 다큐 제작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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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저는 김복동 할머니 다큐 제작 중 입니다.
  • 미디어몽구
  • 승인 2018.12.1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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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의 근황 좀 알려 드릴까 해서 글을 남깁니다. 지난해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 모시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갔었는데 검진 결과는 절망적이었습니다. 암 판정이 내려진 겁니다. 92세였지만 할머니들 중 가장 건강 하셨고 활발히 활동 중 이었기에 믿겨지지가 않았습니다.

그 후 할머니께서는 급격히 쇠약해져 갔고 수술과 입원 퇴원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늘 강인한 모습만 뵈어오다 신음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걸 지켜보는게 괴로웠고 아팠습니다. 건강 회복시켜 드리기 위해 모두가 힘썼고 간절히 두 손을 모았지만 암은 더욱 번져 나가 결국엔 시한부 선고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 정대협 윤미향 대표는 제게 김복동 할머니의 다큐를 부탁 했습니다.

​"제가 만났던 여성 중 아니 남녀 통 틀어서 이렇게 멋지게 산 여성들이 또 있을까. 먼저 돌아가신 김학순 할머니, 강덕경 할머니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을때 정말로 몸을 바쳤어요. 그걸 직접 보아 왔는데 근데 안타까운 거는 할머니들께서 돌아가실 때에도 우리는 그분들 위해서 뭔가 헌정할 수 있는게 없었어요.

근데 이 여성들이 왔다가 그냥 사라져 가는 거는 우리 인류 역사에 대단한 손실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고 미래세대들에게 이 멋진 여성들의 삶을 들려주지도 보여주지도 않고 그대로 사라지게 하는 거는 우리의 임무를 태만하는 거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뭉개 버리는 것이다 라고 생각 하거든요.

특별히 김복동 할머니 같은 경우 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신고를 해서 거의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포기하지 않고 싸워 왔는데 무엇보다 2015 한일 합의가 있고 나서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을 해산 선포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방침이 나오고 있는 것도 그 중심에는 김복동 할머니의 싸움이 있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정말 몸을 살신성인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제대로 돌려 놓을 것인가, 정의롭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중심에 할머니가 계셨고 그 끝에 병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할머니께서 떠나가도 다큐라는 기록을 우리 미래세대들에게 남겨 줄 수 있다는 거는 소중한 인류 자산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또 한편으로는 우리 후손들이 할머니의 삶을 잃지 않기 위해서 기록하고 있다 라는 거를 보여 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가끔 할머니께서 생일이 되거나 그럴때면 "내 삶이 너무 헛되다","나는 핏줄 하나 남기지 못하고 간다"라고 얘기 하시는데... 비록 핏줄하나 남기지 못해도 이렇게 많은 후손들이 할머니의 가족으로 살아왔고 지금도 할머니의 삶을 추억하고 있다 라는거..

그런 거를 할머니께서 확인할 수 있으면 어떨까 그러면 할머니께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비록 눈을 감기 직전이라 할지라도 내가 가도 나를 기억하겠지 라는 사람들이 있다 라는 거를 할머니 스스로 우리를 통해서 가졌으면 좋겠다. 심지어는 마지막 그날까지도 담대하게 맞이 하면 어떨까 그런 기대를 가지고 다큐를 만들어 보자고 했습니다"

저 또한 14년간 수많은 현장을 다니면서 우리나라 사회 현안 중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게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이구나 깨닫게 되었고 그 후 다른 곳에 있다 가도 할머니들에게서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가 상황을 알리곤 했었습니다. 그런 제게 김복동 할머니께서는 손주로 맞아 주었고 언제나 저를 찾곤 했었어요.

그래서 지금 다른 일 모두 재껴두고 몇달째 병상에 누워 병마와 싸우고 있는 할머니의 마지막 삶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 혼자 하는게 아니고 뉴스타파 송원근 피디, 김기철 기자와 함께 제작 중에 있으니 온라인 활동이 뜸하더라도 이해해 주면 고맙겠습니다. 이번달까지는 좀 바쁠꺼 같은데 저희들이 93년간 걸어왔던 할머니 삶의 발자취를 되돌아 가고 있거든요.

할머니께서 생전에 완성된 작품 볼 수 있도록 최선 다할테니 응원도 부탁 드립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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