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YTN, 259일 간의 투쟁 보고서
- 제작 : 방병삼 뉴스팀 PD, 유영준 그래픽 디자이너
- 길이 : 7분 45초
- 내용 : 낙하산 저지와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YTN 노조의 투쟁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투쟁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글 = 고재열의 독설닷컴]
파업을 끝내고 업무에 복귀한 YTN 노조원 중 두 명이 사측으로부터 징계를 당했습니다.
지모 조합원은 내부 회계자료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
임모 조합원은 음주 상태에서 선배들에게 항의했다는 이유로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은 지모 조합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이 분을 잘 모르지만, YTN 사태 259일 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경영기획실 직원이었기 때문입니다.
노조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부서의 직원이 노조 편이 되어 싸운 것이지요.
처음 지모 조합원이 노조 집회에 나왔을 때, 노조 집행부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위치가 위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의 진정성을 확인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노조 집행부에서 지모 조합원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위치가 위치니 만큼 부서에서 힘들어질테니 그냥 뒤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라고 부탁했는데,
지모 조합원은 말을 듣지 않고 집회에 꼬박꼬박 참석하고
사무실 책상 위에 낙하산 반대 푯말도 놔두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사무실에서 왕따를 당하고, 다른 부서로 배치받았습니다.
YTN 투쟁 기간 동안 그는 혼자만의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그 어려움은 말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였을 것입니다.
저는 블로그에서 'YTN 낙하산 사장 퇴진 운동'을 다루며
의도적으로 YTN 노조원이라는 말보다 YTN 기자들이라는 말을 더 많이 썼습니다.
아무래도 노조원이라는 말을 자주 쓰면 YTN 사태가 노사문제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기자들이라는 표현을 써야 '언론 독립'이라는 이슈를 부각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주로 YTN 기자들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때마다 비기자직 노조원분들께 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함께 고생하는데 기자들 투쟁만 부각하는 것 같아서...
그중에서 가장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분이 바로 지모 조합원이었습니다.
저는 지모 조합원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시사저널 파업' 때 저런 직원이 한 명만 있었다면 기자들이 사표를 내고
YTN 노조가 공식화 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익명으로 하는 것은 그가 내부 기밀을 유출한 범죄자처럼 보여서...)
그는 내부 기밀을 유출한 것이 아니라
내부 비리를 폭로한 '내부고발자'입니다.
선진국은 이런 사람을 법으로 보호하고 있고, 우리도 이를 위한 입법이 시도되었습니다.
그는 상식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불이익을 감당한 사람입니다.
그처럼 상식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발전했다는 증거입니다.
YTN 기자들과, 이 시대 언론인과, 시민이 함께 그를 지켜주었으면 합니다.
YTN 노조에서 제작한 'YTN 투쟁 259일 동영상'을 함께 보시면서,
지모 조합원의 원직 복귀를 함께 기원해 주시기 바랍니다.